- 총평 : 대.다.나.다. 꼬박 1년이 넘는 긴 공백기간을 채워줄 수 있는 '좋은' 노래들로 가득한 앨범

 

- 별점 : 9/10 (10점 만점)

 

- 각각의 곡 평가

 

1. Mr. Mr. : 소녀시대가 가장 많이 듣는 소리 중 하나가, 왜 더 좋은 수록곡이 있는데 이런 (이상한) 노래를 타이틀로 하느냐, 는 것이다. 일반 리스너들은 공감할 수 없을지 몰라도, 오랫동안 소녀시대 음악을 들어온 사람으로서 느끼는 바는 그것과 조금 다르다. 소녀시대의 노래는 '음악' + '퍼포먼스' + '비주얼'이 결합되고 나서야 '완성'되기 때문에 얼마나 볼거리가 화려한 무대를 선보일 수 있는지, 음악 자체에 얼마나 '선명한' 포인트가 존재하는지 여부가 타이틀곡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그런 의미에서 Mr. Mr.를 타이틀로 뽑은 것은 무척 잘한 선택이라고 본다.

 

그동안 Mr. Mr.에 대한 많은 평이 나왔는데, 그때마다 I Got A Boy에 비해 안전한 길이었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공감한다. 이 노래는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메인보컬의 고음 뽐내기 하이라이트가 존재하고 심지어 길이가 좀 되는 댄스 브레이크까지 있는 등 매우 '전형적' 전개를 보여준다. 뮤지컬스러운 전개에 워낙 많은 노래가 뒤죽박죽 섞여 있는 듯했던 I Got A Boy가 지녔던 '파격'을 또 한 번 시도하는 건 아무래도 어려운 일이었으리라. 그럼 Mr. Mr.는 마냥 '쉽고 안전한' 길일까.

 

글쎄 내가 감히 그걸 평가할 순 없겠지만, 그동안 활동했던 타이틀곡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진부한 행보는 아니라고 본다. 이를테면 하이라이트 부분을 티파니가 맡는다거나 1, 2절 후렴구 마무리를 보컬 라인 두 명이 각각 한 소절씩 부르고 둘이 같이 부른다거나, 윤아 유리 효연 수영 등 상대적으로 보컬이 약한 멤버들이 고음을 담당하는 멤버 파트 때 서브를 해 준다든가 기타 등등. 멤버들의 잘 '쌓여진' 화음으로 이루어진 코러스도 곡을 촘촘하게 감싼다.

 

태연의 애드립과 함께 전조가 되며 노래는 절정에 이르는데 그때 귀에 와 박히는 기타소리가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음원에만 집중해도 흥미로운 지점이 많은 곡이며, 결코 뻔하지도 만만하지도 않은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도 완벽히 벗어나지 못한 '오글거리는 투의 가사'가 아쉬울 따름이다. '최고의 남자', '선택받은 자', '그래 바로 너너너'..... 소녀시대도 그런 가사가 오글거린다는 걸 아니까 그나마 다행이긴 하다. 자신들의 의견을 더 강하게 어필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2. Goodbye : 이번 앨범에서 가장 '세련되게', '잘 빠진' 미디엄 템포의 곡. 멜로디뿐 아니라 가사도 좋다. 무덤덤한 것 같으면서도 어느새 맘이 식어버린 사랑에 대한 미련이 읽혀서 몰입도가 높다.

'밤새 나눈 얘기와 젖은 그 눈빛, 서툴던 너의 고백도 이젠 부끄러운 일기처럼 숨겨지고 매일 둘만의 백야 속 네게 묻던 불안한 미래까지 전부 안녕 Really Really Goodbye', '만약 내가 매달려 네 맘을 돌려도 그 담엔, 그 담엔 반복될 뿐이잖니', '수없이 입술 깨물며 버텼던 맘이 이젠 지친 걸까 아님 내가 너무 큰 기댈 했던 걸까, 모르겠어 왠지 내일은 비가 올 것만 같아 메마른 내게 뿌려줘요 안녕 Really Really Goodbye 어렸던 시간 Really Really Goodbye'

 

이 부분들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사다.

 

타이틀곡도 활동곡도 모두 안무가 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댄스곡을 선보였던 소녀시대가, 온전히 멜로디와 가사와 목소리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 곡을 실었다는 것만으로(그전에 이런 시도가 없었던 건 전혀 아니지만) 무척 만족스럽다. 이미 소녀시대가 활동한 지 오래 되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을 때에도 종종 '소녀다움'에 대한 강박으로 지나치게 소녀스러움을 강조한 곡 혹은 약간 들떠 있는 듯한 발랄한 곡을 끼워넣었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Goodbye는 연차가 쌓인 걸그룹으로서 음악적으로도 한 단계 진일보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곡이라고 본다.

 

 

3. 유로파 : Goodbye와 마찬가지로 가사의 매력이 극대화된 곡이다. 가사는 특별히 어떤 부분이 좋았다고 꼽기 어려울 정도로 전체적인 조화가 좋기 때문에 일일이 적지는 않도록 한다.

 

신비스러운 사운드를 배경으로 '난 천천히 발을 옮겨 그대에게로 좀 더 가까이 가고 싶어 그대 몰래'라고 속삭이듯 노래하는 제시카의 도입부가 인상적이다. 제시카 이후 멤버들이 서로 주고받듯 노래하는 점은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부분.

 

유로파에서는 소녀시대 멤버들의 청아한 가성이 빛난다. 켄지가 소녀시대와 작업하면서 선보였던 곡의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바로 전 정규앨범의 Express 999와는 또 다른 느낌을 펼쳐냈다는 데 박수를 보낸다. 워낙 켄지가 작곡한 곡을 좋아하기도 하고.

팬들이 이 노래의 '달걀 노른자'로 꼽는 '더 가까워질 수 없다는 걸 알아'라는 내레이션은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다. 각각 다른 멤버가 했다는데 딱히 멤버별로 개성이 달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조금 오글거려서 왜 집어넣었는지 의문이다. 내가 꼽는 이 노래의 가장 좋은 부분은 '슬픔의 표정은 등 뒤로 영원히 보여주지 않아'라는 제시카 파트다.

 

 

4. Wait A Minute : 팬들의 취향을 저격하면서, 음원 차트에서도 Mr. Mr., Goodbye에 이어 세 번째로 사랑받는 곡. 오오오오- 하는 초반부는 소녀시대 멤버들이 사실 얼마나 아름다운 화음을 낼 수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 준다.

 

가사는 Goodbye나 유로파에 비해 특별히 세련됐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리 못 쓰지도 않았다. 'Oh my gosh 날 향한 손짓 알쏭달쏭한 이런 제스처'라는 가사는 사랑에 빠진 여자의 안타까운 마음을 귀엽게 표현한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흐름을 자랑하는 곡이다. 근래 들었던 소녀시대 노래 중 제일 상큼한 곡이기도 하다.

 

 

5. 백허그 : 앨범 나오기 전부터 가장 기대했는데 의외로 듣고 나면 심심한 곡. 누군가는 제2의 Complete라고 하는데 그 정도의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한다. Complete가 훨씬 더 진지하고 애절한 느낌이라면, 백허그는 따뜻한 오후 햇살이 가득한 창가에 앉아 졸음이 올 듯 말 듯한 나른한 기분을 표현하는 노래처럼 들려 애초에 비슷한 부류로 묶기도 애매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스럽고 여린 노래라서 멤버들의 가창 역시 그 노래를 잘 살리기 위한 쪽으로 흐르는데, 내 취향에는 맞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약간 간지러운 느낌. 가사도 마찬가지고. 조금만 더 나아갔다면 너무 닭살이지 않았을까.

 

 

6. Soul : 숨은 명곡. 원래 게임 블레이드 앤 소울의 OST로 중국어 버전이 먼저 나왔다. 보통 외국곡을 한국어로 바꾼 번안곡은 가사가 어색하게 마련인데 위화감이 거의 들지 않아 신기한 노래다.

 

호불호가 갈릴 노래로 꼽히는데, 그건 아마 '지나치게 강렬한 곡의 색' 때문일 것이다. 처음부터 너무나...! 자기 정체성이 뚜렷하다. 게임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것을 알리는 것처럼 내레이션이 나오고 10, 9, 8, 7, 6, 5, 4, 3, 2, 1 이러면서 숫자를 센다. 처음 이 곡을 듣는 청자는 '대체 이게 뭐지?' 하며 뜬금없다고 여길 수 있단 말이다.

 

게임 주제곡으로 꼭 어울리는 '대모험을 떠나 더 좋은 미래로 나가자'는 가사가 영 못마땅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 노래에는 매우 잘 맞는 가사라고 본다. '너와 내가 함께 지금 이 순간에' 하면서 노래는 시동을 걸고 후렴구에서는 모아뒀던 기(!)를 분출한다. 듣자마자 신화의 2000년대 초 노래들이 떠올랐을 정도로 복고적인 패턴이다. 뒷배경에 깔리는 전자기타까지 완벽하다. 그렇다. 이것은 2000년대 초 남자아이돌이 보일 수 있는 st.의 노래인 것이다. 누군가는 보아 노래 같다고 했는데 그건 잘 공감이 가지 않는다.

 

'센 노래'인데도 멤버 누구 하나 목소리가 묻히지 않는다는 것도 묘한 지점이다. 아마 이런 노래로 활동을 하는 걸 기대할 순 없겠지만, 팬 서비스 차원에서 가끔 시도해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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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율빠1 2014.03.24 23:02 신고 답글 | 수정/삭제 | ADDR

    유로파에서제시카
    슬픔의표정은등뒤로
    공감합니다ㅋㅋㅋㅋ특히로를RO같이불러서더맛깔나는거가테요ㅋ

    • Rruby 2014.03.25 00:09 신고 수정/삭제

      제시카 목소리는 사랑입니다.........♥

    • ㅇㅃ 2014.03.25 23:20 신고 수정/삭제

      자이제탱싴듀엣을뱉어네스엠아

    • Rruby 2014.03.26 00:55 신고 수정/삭제

      하.. 저도 탱싴 좋아합니다 ㅠㅠ 그냥 붙어 있는 것도 좋고(커플팬은 아닙니다 ㅋㅋ) 같이 노래하는 것도 무지무지 좋아해요ㅠㅠ

    • 윤율빠 2014.03.30 17:58 신고 수정/삭제

      커플ㅋㅋ아니더라도멤버들중에같이있으면분위기가어울리는멤버들이있죠ㅋㅋ저는갠적으로버뮤다사랑합니다ㅋㅋㅋ율싴도좋은데이게제가커플이아니라뭔가고귀해보여서좋은건데...어디가서말못해여....ㅋㅋㅋ율싴하면다들....

    • Rruby 2014.03.31 10:12 신고 수정/삭제

      율싴 왜요?ㅋㅋㅋㅋㅋ 여튼 저는 탱싴이 붙어있음 그렇게 좋더라고요 버뮤다야 말할 것도 없고요! 버뮤다 원래 좋아하는 라인인데 버뮤다는 셋이 찍힌 사진도 많고 해서 ㅋㅋ 아 전 단듀도 좋아함ㅋㅋ 태연이가 들어가 있는 라인을 다 좋아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