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두 번째? 세 번째인가. 아무튼 작년 윤아 생일 이후로 제대로 둘러본 건 처음이었다.

 

2. 2층에는 smtown 소속 가수들의 굿즈를 파는 SUM이라는 매장이 있다. 각 가수별로 파트가 나뉘어 있는데 역시 엑소 파트에 사람이 가장 많았다. 매장에선 당연히 가수들 노래가 나오고, 매장에 있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따라부르기도 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내가 돌아다닐 때 으르렁이 나오자 어떤 팬들은 노래를 불렀고(나도 불렀음ㅋㅋ) 어떤 팬들은 응원을 했다. 온 목적이 분명한 곳이라 그런지 누구도 개의치 않았다.

 

3.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선량한 사람들의 지갑을 올해로 20년째 털어온 스엠이니만큼 상품의 퀄리티는 괜찮은 편이었다. 하기야 보통 팬페이지 홈마(관리자)들이 만드는 영상과 사진(그외에 다른 것도 있나? 암튼)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이미 그런 걸로 승부보는 건 좀 그렇고 또 '눈으로 보이는' 물건이어야 하는 게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적절했달까. 하지만 가격은 정말 악마같았다^^ 무슨 에코백 하나에 28000원, 쿠션 하나에 30000원이 넘고, 스티커 쪼가리가 9000원, 파우치가 18000원..

 

4. 하지만 얄궂게도 꽤 예쁘거나 덕후 티가 덜 나서(이게 포인트! 예를 들어 가수들의 노래 가사 일부분을 적어놓는다든지, 특유의 로고를 넣는다든지 해서 직접적으로 가수들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방식) 갖고는 싶다는 게 문제다. 내가 돈 많은 덕후였다면 한 10만원어치는 금방 털어왔겠지. 사고 싶었던 건 티파니 I Just Wanna Dance 필통(존예!!!!!!!지만 12000원)이랑 소녀시대 여행 키트(고작 공병 모음 주제에 13000원... 부들부들), 화장품 넣어다닐 수 있는 파우치(18000원)였다.

 

5. 그러나 덕후들을 가장 자극하는 건 역시나 첫째도 둘째도 앨범이다. 나도 라이언 하트 앨범을 비롯해 아직 소장하지 않은 앨범이 많아서 눈이 돌아갔다. 특히 싸인 앨범이 비치돼 있어서 사고 싶다는 욕구는 더더욱 UP! SUM 매장 한켠에 앨범들이 쫙 있는 걸 보고서야 새삼 SM 소속 가수들이 얼마나 많고 다채로운지 실감했다. 그 중 보아의 No.1 앨범을 보니 기분이 이상해졌다. 다시 직장인이 된다면 한 달에 앨범 하나씩 나를 위해 살 것이다. 이제는 소녀시대뿐 아니라 다른 가수들 앨범에도 욕심이 생긴다는 건 문제다 ( ..)

 

 

6. 아, 또 굳이 그 가격을 주고 살 필요는 없지만 사고 싶었던 것은 티셔츠(맨투맨, 반팔티)와 포토백(32000원)이었다. 티파니, 태연 포토백이 꽤 잘 빠졌다. 왜 스엠은 이제까지 내 코묻은 돈을 털어간 것도 모자라 가난한 덕후의 맘을 뻐렁치게 하는가.

 

7. 3층은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 4층은 마켓 겸 카페였다. 안타깝게도 카페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진 못했다. 너무 사람들이 많아서 좁은 공간에 그냥 다들 낑겨 있는 느낌? 그래서 각 층마다 팬들이 바깥 바닥에 막 앉아있고 그랬다. 카페 메뉴에는 1도 관심이 없어서 주의깊게 보지는 않았다.

 

8. 4층에는 소속 가수들 앨범을 LP 버전으로 만들어서(아마 커버만 임시로 만들어둔 것 같다) 놔뒀는데 제법 그럴싸했다. 커버만이라도 소장하고 싶은 느낌! 아 역시 덕후가 어느 포인트에 꽂히는지 알아요. 사스가 수멘! 제가 감히 믿음을 의심하였나이다 아버지.

 

9. 4층엔 소녀시대의 무대의상이 전시돼 있어서 눈호강을 했다. The Boys와 I Got A Boy 뮤직비디오가 나오는 화면이 각각 1개씩 있고, 아갓보 때, Mr.Mr. 때, 시상식 때 입었던 의상, 신발, 액세서리가 보기 좋게 놓여 있었다. 새삼 애들이 얼마나 예쁜 옷을 입었었는지, 그 옷을 입은 애들이 얼마나 예뻤는지 되돌아볼 수 있었다. 그때는 9명이었지 (눈물)

 

10. 별 것 아닐 순 있지만 SMTOWN COEX ARTIUM은 팬들의 덕심을 충만하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공간이다. 일단 그 주변에만 가도 내내 SM 가수들 노래가 나와서 '아 내가 SM의 영토에 들어섰구나'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외벽에는 가장 최근에 앨범을 낸 가수들의 사진이 크게 걸려 있다. 오늘 갔을 때는 샤이니 캐릭터와 사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내부로 들어가면 SM 가수들 뮤직비디오가 대형 화면에 나오고 에스컬레이터 올라가면서 보는 벽에도 SM 가수들의 사진이 크게 프린트돼 있다. 벽은 대부분 가수들 사진으로 도배돼 있다고 보면 된다. 또 가수들이 찍은 폴라로이드로만 가득 찬 벽도 있으며, 지금까지 SM 가수들이 받았던 트로피도 다 모아 두어 '위엄'을 자랑한다. 2층 SUM을 비롯해 곳곳에 가수들이 남겨 둔 싸인이 있어서 '내 돌(아이돌)이 있었던 곳에 나도 지금 와 있어!'라는 감격을 짧게나마 느낄 수 있다.

 

11.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가 나와 친숙하고, 눈이 즐거워지는 상품을 팔고, 내 가수도 왔다간 흔적이 남겨져 있으며, 배고프거나 목 마를 때 뭘 먹을 수도 있는 공간! SM의 상술에는 언제나 감탄한다. 단순히 지갑만 열게 하는 게 아니라 내 가수에 대한 자부심까지 챙겨준다는 게 중요하다. MV와 음악을 쉴 새 없이 트는 건 그런 이유가 아닐까.

 

12. 그러므로 저의 SM 팬질은 유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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