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린 사태 : 레드벨벳 아이린이 팬미팅 자리에서 최근 읽는 책을 물었을 때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하니 일부(이길 바란다) 남자팬(팬이길 바란다)들이 분노하며 욕을 하고 포토카드 등을 불태운 것

 

 

1. 요즘은 아이돌의 커리어와 명예를 팬들이 만들어주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돈(시간도 포함되지만 돈을 많이 쓰면 시간은 덜 써도 된다)을 들였느냐에 따라 그 진정성을 따진다. 나아가 돈을 들인 만큼, 자신에게 아이돌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고 믿는다.

 

2. 특히 남자팬들은 자신이 기대하는 이미지에 맞지 않은 말이나 행동을 하면 가차없이 비난하고 탈덕 선언을 요란하게 한다. 쓰는 글을 보면 거의 사실혼 상태였던 상대에게 사기당한 피해자처럼 자신을 묘사하곤 한다.

3. 그들이 버튼을 눌리는 부분 중 요새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페미니즘' 관련된 것이다. 페미니즘 소설로 널리 알려진 '82년생 김지영' 사건 외에도 얼마 전 에이핑크 손나은이 'GIRLS CAN DO ANYTHING'이라고 쓰인 폰 케이스를 들고 있었단 이유로 해명한 예가 있다. 손나은은 담배갑이 곁에 있었던 탓에 더 욕을 먹었다.

 

4. 사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까지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될 만큼, 별 것 아닌 걸에 혼자 화가 나 있고 이상한 분풀이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만 표출의 이유는 그저 자기 기분을 수틀리게 하는 행위를 했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5. 여자 아이돌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의 집합체로, 돈을 지불한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존재로 여기는 경우는 이미 흔하다. 특히 인지도와 인기가 낮아서 팬들의 관심이 더 간절한 여자아이돌은 거의 빠짐없이 겪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대개 CD나 물품을 얼마 이상 사야만 당첨되는 싸인회에서 그 위계는 공고히 작용한다. 무례한 질문이 담긴 포스트잇이 배달되고, 팬서비스라는 이름 아래 여러 요구들이 쏟아지며, 혹여나 충분치 않거나 아이돌이 싫은 내색을 하면 "ㅇㅇ야 돈 벌어야지"란 소리가 거리낌없이 나온다. 운이 나쁘면 안경 모양의 불법촬영도구를 쓰고 나온 남자팬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심지어 현명하게 그 상황을 넘기고도 '팬'을 자처하는 자들에게 '무섭다'는 비난을 듣는다.

 

6. 가식적인 건 싫다면서 팬 기만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우습게도 여자 아이돌이 솔직해질수록 짜증을 내고 비난한다. 애교 부리기 싫다고 한 것, 개인기가 없다고 한 것, 어떤 소설을 읽었다고 한 것… 그저 자기 의사를 명확히 표현했다는 이유로 욕을 먹는다.

 

 

7. 일상에서 자기 의견을 좀 더 또렷하게 말하고, 당연히 보장되는 권리를 요구하는 여성을 앞에서든 뒤에서든 씹었던 이들이 똑같은 짓을 대상만 바꿔 여자아이돌에게 하고 있다. 자기 생각과 주관대로 행동해,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여자가 꼴 보기 싫은 것뿐이다. 그럼 2D나 좋아하든가.

 

8. 그 사람을 좋아하고 존중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팬이다. 낮은 자아존중감으로 인한 화풀이를 할 대상을 물색하고 혼자 착각해놓고는 예상과 다를 때 저주를 퍼붓는 걸 팬이라고 하진 않는다.

 

9. 그리고 팬은 벼슬이 아니다. 누구도 강제로 네 카드를 결제하게 하지 않았다. 돈을 많이 썼다 해도 그건 본인이 애정도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지불'을 선택한 것일 뿐, 좋아하는 대상을 억압하고 제한할 어떤 이유도 만들어주지 못한다. 이걸 일일이 알려주고 설득해야 할 정도라면 역시나 지능 문제 아닌가.

 

10. SM이든 아이린이든 이 일을 가지고 사과도 해명도 하지 않길 바란다. 물론 그동안에도 잘못하지 않고도 사과나 해명을 한 경우가 있었지만, 그런 악습은 이제 끊어야 한다. 아이린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 고개 숙일 일도 사과문에 쓸 말을 고를 필요도 없다. 앞으로도 보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고 하고 싶은 말을 숨김없이 하길 바란다.

 

+) 탈덕 선언한 남자팬들 무슨 지들이 팬층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양 꼴값 떨지만 레벨은 원래 여덕 많은 걸그룹으로 유명하고, 특히나 아이린은 그 중에서도 여덕 비중이 높다. 최소한의 현실 파악조차 포기했다는 증거.

 

 

※ 아이린은 여혐이 어딨나요 다 같이 사이좋게 지내요 이러면서 여시 저격한 노래 부르고 다림질이 취미라니까 셔츠 집어던진 김희철과는 가까이 지내지 말기를 추천한다.

 

※ 아이린 이제 겨우 28살인데 25살 26살일 때 어머님 운운하며 나이 드립했는데 거기 앉아있던 MC들 평균연령 40 넘거나 간신히 30대 중후반 맞춘 아저씨들인 게 진짜 코미디다. 그런 걸로밖에 웃음을 만들어 낼 줄 모른다면 MC로든 연출자로든 자신의 무능함과 게으름을 반성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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